'서울의 문화독식' 이것이 과연 권리의 문제인가

지방촌놈은 문화생활을 즐길 권리조차 없다.

나는 서울이 지방의 인프라를 빨아먹고 있다거나, 하는 둥의 비유적인 이야기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공연예술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러니까, 관객이 바라본 "서울은 공연이 많은데 지방은 불모지인" 이유가 아니라, 공연예술가가 바라본 "지방에서 공연을 하기 힘든" 이유 말이다.
케케한 얘기가 될거다. 남들 다 하는 그런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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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오래 할 것도 없다. 사실 공연은 많은 사람이 봐주면 좋다. 예술가는 많은 사람이 노출에서 쾌감을 얻기에(부정하는 울적한 노래하는 사람들도 있을테지만 안믿는다. 사족이니까 나중에 기회되면 얘기해도 좋고.) 그런 것도 있고, 무엇보다 그 쪽이 더 수입이 좋지 않은가. 100명의 사람에게 광고해 10명 앞에서 공연하는 것 보단 1000명의 사람에게 광고해 100명 앞에서 공연하는게 이익이고, 100명의 사람에게 광고해 10명 앞에서 공연하는 거더라도 여러곳에서 반복하는게 이익이라는 얘기다. 그럼 지방이 문화불모지일 이유가 당연히 없다. 그런데 왜 공연예술가는 지방으로 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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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를 추측해 볼 수 있겠다. 물론 서울이 지방의 문화를 빨아먹는다는 추측도 포함해서. 어떤게 있을까?

지방의 상대적으로 열악한 공연시설.
서울에 비해 저조한 '인구수 대 관객' 비율.
적은 인구수에서 나오는 적은 관객.

글쎄. 아무래도 역시 이정도겠지. "이런 시설에서는 공연할 수 없어"라고 하는 예술가적 자존심의 공연 불가도 있을테고, 실제로 "공연할 수 있는 퀄리티가 안되"는 공연시설 때문에 생기는 공연불가도 있을거다. (지방의 시설도 서울에 버금가요! 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믿는다)
두번째 것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그럴싸한 통계자료가 있으면 확인해볼만 할텐데, 도서관 근처도 아니고 해서 그냥 공백으로 남겨둔다.
세번째, 적은 인구수는 어떨까? 이번
행정자치부 발표에 관한 기사를 보면,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105만5658명(22.47%)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1019만249명(20.71%)으로 뒤를 이었으며, 서울·인천·경기 수도권 인구는 2390만3785명(48.6%)으로 전국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라고 한다. 말하자면, 서울(및 수도권)에서는 500명에게 홍보할 수 있다면, 지방에서는 많아야 100명 정도에게밖에 홍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렇다면, 내가 공연예술가더라도 지방 내려가는건 꽤나 모험이라고 생각할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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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문화독식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방의 공연시설 확충이 절실하다. 그럴싸한 공연시설 말이다. 이것은 '서울'에 대한 정체불명의 적개심을 갖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럴싸한 공연 시설이 없다면, 공연 자체의 질이 떨어지고, 그렇다면 관객이 공연에 실망해 공연장을 찾지 않는 일이 늘어나며, 공연예술가들도 그 지역을 찾지 않으며, 공연 시설이 더욱 낙후되는 일이 반복될 뿐이다. 이 악순환을 끊는 방법은 공연예술가에게도, 관객에게도 있지 않다. 공연 시설의 보수, 확충이 절실하다.
공연예술가들에게 "이 곳에서 공연을 하면, 내 실력만큼 이익이 온다"는 확신을 주고 관객에게 "이 공연시설에서는 공연예술가의 기량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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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하게 글에서 '서울'의 문화 독식이 '서울' 그리고 '공연예술가'들을 탓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공연예술가들에게 "지방으로도 좀 내려오라"고 말하기 전에, 먼저 최소한의 기반은 있어야 할 것이다.
내려오지 않는건 그들의 탓이 아니니까. 지방이 싫어서 안내려갈까. 돈 벌 수 있으면 바다도 건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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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념없음 | 2007/11/18 21:55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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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7/11/19 10:0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너른바람 at 2007/11/19 12:48
현상의 기반엔 경제가 있고, 경제 상황의 격차는 단기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지요. 단시간에 이루어진, 어느 누구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는 역시 새로운 경제상황이 조성될 까지의 시간이 지나기 이전에는 악순환고리를 벗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레아라 at 2007/11/19 17:18
그럴듯한 공연시설이 있기 전에... 그것을 보러 올 만한 사람들이 많아야죠...
그들도 돈 들여서 차 타고 장비 가지고 내려올텐데..
수익이 전혀 없으면 그들도 다음 공연은 하기 힘들테니깐요...
Commented by 낭만여객 at 2007/11/20 02:06
일단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오해를 하시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요. 저는 서울등의 윗쪽의 공연예술가들이 지방으로 투어를 하러와야된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지방에서도 자체적인 공연예술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뿐이죠. 오시면 감지덕지죠. 저는 전혀 공연예술가를 삐뚤어지게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있는 공연관련자분들이 꼭 지방에 내려와서 공연을 하라고 재촉하지도 않았구요. 다만 서울사람들이 쉽게 접하는 대중문화도 지방에서는 흔치않은 고급문화가 되버리는 사실에 절망했을 뿐입니다.

굳이 서울의 문화예술가가 내려와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어찌보면 서울중심적인 시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재즈가 뉴올리언즈에서 탄생했고, 메탈이 LA메탈이 있고 시애틀 메탈이 있어 각각 메탈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을 형성했듯이, 우리나라는 그럴 수 없을까요. 제 생각엔 모든 문화적 중심이 서울에 잡혀있는 한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인디영화 한편도 서울가서 봐야하는 시대에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Commented by 개념없음 at 2007/11/20 08:11
낭만여객/
지방의 자체적인 공연예술문화라는 것 자체가, 지방색을 지닌, 지방과 연계된 공연예술문화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면 크게 다른게 없지요. 제가 글에서 '지방에 내려간다'는 식으로 얘길 썼지만(실제로 이건 서울 중심적인 시각이 맞습니다. 문화인프라가 크게 발달하지 않은 지방에서 공연예술을 시작한 예술가의 수는 생각보다도 더 적으니까요... 안타깝지만. 물론 제 편견이 작용한 결과지만요.), 굳이 '서울에 있는 공연예술가'가 지방에 내려오지 않는 이유 말고, '공연예술가'가 지방에서 공연하지 않는 이유라고 생각해보세요. 그런 식으로 각 흐름을 각 지역에서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지역에서 그 흐름으로 이익을 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익을 낼 수 없다면, 그 흐름을 포기하든가, 이익을 낼 수 있는 곳으로 장소를 옮겨야 하지요. '모든 문화적 중심이 서울에 잡혀있는 한 불가능'한게 아니라, '많은 문화적 중심이 서울로밖에 갈 수 없는 한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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