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괴물2

'괴물2'의 습격, 청계천에서 시작된다

괴물2가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시나리오는 강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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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은 재미있게 보았다. 사실 괴물2에 대해서도 기대하고 있었다. 한국에는 그럴싸한 괴수가 남아있질 않았고, 심형래 감독은 용가리를 굳게 부여잡고 놓질 않으니, 괴물2가 나온다면 괴수의 명맥은 용가리가 아니라 그쪽으로 이어질거라고 짐작했기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 또한 그걸 노리고 있었던지, 괴물 속에는 틀림없이 한국 사회에 대한 풍자가 들어있었으나 눈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고, 그는 누구라도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 그래서, 설사 '하찮은' 속편이 된다고 할지라도 괴물2를 기대하고 있었다. (괴물의 시나리오는 그대로 완결된 시나리오니까, 괴물2라는 것은 좀 어불성설이긴 하다만.)

걱정이 되는 것은 시나리오라이터가 강풀이라는 점이다. 난 '시나리오 라이터 강풀'이 걱정되는게 아니다. '투사 강풀'이 걱정된다. 그는 상당히 노골적인 '투사'이자 '운동권'이고 자신의 만화에 띠 두르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이번 순정만화 시즌3에서는 작품에 자신의 '투쟁적 사상'을 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강풀이 시나리오 라이터고, 청계천, 주변 노점상, 이런 얘기가 나온다면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그는 물만난 고기처럼 자신의 사상을 몰아갈테고, 거기엔 유머가 들어갈 자리가 없을거다. (강풀은 투쟁적 주제의 만화에서는 유머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렇게 된다면 괴물2는 상당히 무거운 영화가 될 것이며 '괴물이 주인공이 아니게'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적어도 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아니게 되겠지.

나는 걱정이 앞선다.

강풀의 시나리오는 '시나리오 라이터 강풀'이 '투사 강풀'을 얼마나 잘 억누를 수 있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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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념없음 | 2008/01/02 13:39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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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샘이 at 2008/01/02 15:09
투사 강풀을 억눌러야할 이유는 무엇인가요?
Commented by 개념없음 at 2008/01/02 15:25
샘이/
투사 강풀을 억누르지 못한다면 그 영화는 괴수영화가 아니라 노동영화가 되겠지요. 본문에 쓴 것처럼 상당히 무거운 영화가 될겁니다. 영화 내적이 아니라, 외적으로요. 투사 강풀에게 '청계천 복원', '노점상 단속' 등의 떡밥은 너무 먹음직스러운 떡밥입니다. 억누르지 않는다면? 영화에는 투사 강풀의 메시지만 남겠지요. 괴물도 말고, 엔터테인먼트도 말고, 백억짜리 메시지만. 자본을 투자한 노동영화에 불만이 있는 건 아닙니다만, 그것이 '괴물'이라는데에는 불만 있습니다. 괴물이 열어놓은 괴수영화의 가능성을 다시 닫아버리고 못질할 수도 있다는 거죠. 흥행 여부를 떠나서.
게다가 투사 강풀을 억누르지 못하고 노동영화가 되어버리면? 글쎄요. 흥행에 순영향이 되진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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