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목욕당, 한국 블로거 연합회, 덕후위원회.

덕후가 정치꺼리가 될 수 있느냐? 라는 누구의 발언에 대해서

한정된 가치 안에서는 가능하겠지. 다르게 말한다면, 그 외에는 불가능하다는 거다. '오덕'이라는 것은 어느 한 '정치적 스탠스'를 가지고 있는 집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 집단이 되기 위해선, 동일한, 적어도 비슷한 정치적 스탠스를 가진 개인들이 모여 집단을 이룰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각 정당들은, 세부적인 견해는 달라도 전체적인 노선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있고, 노선이 맞지 않는 경우 탈당을 할 정도니 말이다. 문제는, '오덕', '오타쿠'라는 말에 있다. 만약 '오타쿠'를, '어느 한 가지에 특별한 대가 없이 순전한 호감, 열정으로 파고드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하면(좋게 보면 대부분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을거다. 오타쿠의 정의에 대한 포스팅은 전에도 한 번 한 적이 있으니, 넘어가고.) 저 정의에는 정치적 스탠스에 대한 언급이 없다. 만약 '덕후위원회'라는 것에 들어갈 자격이 '오덕'인 것이라면, 저 '덕후위원회'는 정치집단으로서는 미흡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수시아 님의 말마따나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미흡함을 '덕후위원회'는, 그 자신들을 사회당의 산하에 둠으로써 해결하고 있는데(사회당에 연관되어 있어야만 덕후위원회에 연관될 수 있을 것이므로),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덕후위원회'를 쉽사리 긍정할 수 없는 것은, 결국 '오덕질'은 정치적 견해가 아닌 취미이며, 이는 마치 '민노당 조기축구회', '한나라당 산악회', '진보신당 힙합퍼모임'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조기축구회나 산악회, 힙합퍼모임이 열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뭐, 정치적으로 공정하게 사고할 경우 그렇다는 말이고 실제로는 뭔가 하나를 열등하게 보기도 한다). 덕후위원회가 열등하다고 여기지 않는 것처럼. 하지만, 다수의 '오덕'이 같은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회당 소속이라고는 해도 '덕후위원회'자체를 앞세운 전방위적 정치활동은 매우 껄끄럽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차라리, 덕후위원회를 공동이익추구집단으로 전환하는 쪽이 더 그들의 활동을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화물차운송조합이나, 택시운수조합 같은 식으로, 건전한 '덕질'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촉구하고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꾀하는 일종의 '오덕 조합'. 그게 아닌 정치집단으로서의 오덕 모임은, 그저 예전 '한국 블로거 연합회'만큼이나 황당하고 어설픈 시도가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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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두가지의 길이 있다. 하나는, 덕후위원회가 마치 '민노당 조기축구회', '한나라당 산악회', '진보신당 힙합퍼모임'과 같은 식의(실제 이런 단체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저 예시다.) 사회당 내의 취미활동 동호회라는 것을 인정하고, 정치 활동은 '사회당원'이라는 이름 만으로 하며 취미활동을 할 때만 '덕후위원회'를 내세우는 방법이다. 다른 하나는 사회당과는 별개의 '덕후의 덕후를 위한 덕후에 의한' 모임으로 가는 것이다.
어느 쪽도 택할 마음이 없어보인다.

근데 솔직히 지금의 모습은, 마치 '국회 목욕당'이 '목욕인'의 이름을 걸고 정치활동을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지 않나?

ps.그리고 난 그란덴 님의 추측과는 다르게, 수시아 님의 글이 '덕후를 비하하는'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시아 님의 글은 오덕이라는 것만으로는 정치적 집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이지, 오덕은 정치 참여 자격도 없는 사회의 잉여라는 얘긴 아니니까. 한국 블로거 연합회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고 블로거가 정치 참여 자격도 없는 사회의 잉여라는 얘긴 아니지 않나.

by 개념없음 | 2009/05/12 23:57 | 트랙백(4) | 핑백(1)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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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덕후의 정치질의 필요성?
1. 사회당 덕후위원회에 관한 개념없음님의 포스팅에 관한 코멘트. 사회당 당원은 아니라서, 사회당의 덕후위원......more

Tracked from 오옹진리교 at 2009/05/13 07:11

제목 : 덕후위원회가 정치적으로 적합하지 않을까?
국회 목욕당, 한국 블로거 연합회, 덕후위원회. -> 개념없음님 블로그에서 트랙백.간단하게 말하자. 아이러니 하게도 특랙백한 글 본문에서 예를 드는 사안들이 바로 사회당 덕후위원회의정당성을 증명하고 있다.예를 들어 볼까? "여성위원회" 모든 여성이 같은 정치적 스탠스에 있지 않으면서도 이건 어느 정도정당화 되고 있지? 그래도 미흡하다고 생각한다면, "한나라당 여성위원회" 이건 어떤가.아아...덕후질은 취미의 영역이니까 예가 틀렸다......more

Tracked from Here, Now, I.. at 2009/05/13 08:48

제목 : 오타쿠 혹은 오덕후 - 편견과 차별, 오해의 이름.
국회 목욕당, 한국 블로거 연합회, 덕후위원회. 트랙백한 글의 주인이신 개념없음 님이 예전에 오타쿠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부터 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 벌어지는 논쟁은 장님들이 코끼리의 일부 씩을 붙잡고 서로 코끼리는 이렇게 생겼다며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포스팅을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개념없음 님의 포스팅은 아래의 링크들 중 하나인 '오타쿠 논쟁에 있어서 피해갈 수 없는 싸움을 줄이는 방법'입니......more

Tracked from 잉여인간 모놀로그 at 2009/05/13 12:42

제목 : '오덕'은 비정치적이어야 하는가?
발단 : 오타쿠 코드. - 13 -. - 수시아 반발 : 덕후가 정치꺼리가 될 수 있느냐? 라는 누구의 발언에 대해서 - 그란덴 보완 : 국회 목욕당, 한국 블로거 연합회, 덕후위원회. - 개념없음 그란덴 씨의 글은 기본적으로 수시아 씨의 글을 오독한 데에서 생긴 결과로 보인다. 수시아 씨의 글이 말하는 "덕후가 정치주체가 될수 있느냐"는 말의 핵심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다"에 있지, 그들이 취미......more

Linked at 갈매기 하우스 : 뭔가 비생산.. at 2009/05/13 15:33

... 김슷캇과 진보신당 오덕위원회 발족을 보면서국회 목욕당, 한국 블로거 연합회, 덕후위원회.덕후위원회가 정치적으로 적합하지 않을까?뭐 보시다시피 이글루스에서는 현재 사회당 덕후위원회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그런데 사실 이게 뭐 어쨌단 말 ... more

Commented by 미고자라드 at 2009/05/13 00:37
동감합니다. 그란덴님의 글은 수시아님의 글을 오독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Commented by 鷄르베로스 at 2009/05/13 00:39
관계없는 얘길지도 모르지만

예전 고 이주일씨가 정계에서 완전히 발을 뺀 후 어느 방송에 나와서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는군요.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아마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어느 한분야에 대해 전문가적 지식과 소견을 가지고 있으면 될 줄 알았다. 근데 그게 아니더라.

뭐 五德당으로 명명하고 德力으로 대동단결을 주창하면 5스포닝풀 정도로 초반 강대할 것도 같습니다만;;
Commented by RNarsis at 2009/05/13 00:51
이 쪽에 한 표.

이글루는 수꼴 소리 듣는 사람들도, 친북좌파 소릴 듣는 사람들도, 쿨게이 소릴 듣는 사람들도 이글루 밖의 시각으로 보면 전부 오덕인 것을.(...)
Commented by Charlie at 2009/05/13 00:54
한겨레에서 덕후킹(왕?)을 뽑는다던데 역시!

한겨레에서 덕후킹이 선출되면 덕후킹을 따라 덕후도를 찾아가 덕후국을 세우고 덕후들의, 덕후들을 위한, 덕후를 위한 정치를 하는 옵션도 있을것 같기도..
Commented by 제너럴마스터 at 2009/05/13 01:15
좋은지적입니다.

근데 글내용과 닉네임의 괴리감이...(....)
Commented by J H Lee at 2009/05/13 01:34
흐음...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각종 컨텐츠의 심의 규정 문제, 얼마 전에 몰아친 대여점 문제, 모의 총포류(전동건 등의 게임용, 밀덕) 문제, 애니메이션 등의 문화산업 지원 정책, 기타 등등..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죠.
Commented by 그란덴 at 2009/05/13 01:40
머리좀 식히고 보니까 제가 확실히 열내긴 열냈네요.
Commented by kkkclan at 2009/05/13 02:22
... 다른건 다 논외로 놓더라도, 출범한지 6개월밖에 안되는 조직에 관심이 급 쏠리네요. 지금 수준에서 덕후위원회가 어떤 조직이다 이러쿵 저러쿵하는 건 섣부른 판단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습니다. 애초에 수시아님 포스트도 인상적 평가에 불과했던 것 같은데...
Commented by milln at 2009/05/13 03:51
오덕 '당' 이 아니라 오덕 '위원회' 인데 뭐 아무 문제 없죠. 배제된 오덕상에 대한 거부~ 정도로만 초점을 맞춰도 될 것 같은데.
Commented by 피쉬 at 2009/05/13 07:00
오타쿠란 '정상적인' 단어를 놔두고 '오덕' 이란 표현을 쓰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왜색을 줄이 위해서일까요?
별로 감흥은 없습니다 오타쿠는 오타쿠일뿐..
Commented by 카바론 at 2009/05/13 15:18
왜색땜시.
Commented by Moonseer at 2009/05/13 07:24

오타쿠가 뭔지부터 분명히 해두고 넘어가야 할 듯 합니다. 모호하네요.
Commented by 레드진생 at 2009/05/13 09:28
사회당 덕후위원회가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인지는 잘 모르니 넘어가고...

단 "정치적 스탠드" 를 지나치게 거대한 형태로 잡고 계시지 않나 생각합니다. 결국 정치적 스탠드의 시발점은 자기이익표출입니다. 사회적 정치적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가 있을 때 공통의 이익 혹은 공통의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연대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이걸 굳이 영속적인 형태의 정당만을 전제로 한다는 것은 조금 잘못 생각하시는 게 아닌가 합니다.

물론 덕후들만의 "정당" 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말씀하신 거라면, 그것은 맞는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정당은 정권획득을 목표로 하는 것이고, 기본적으로 영속성을 가지니까요. 덕후들의 정치적 연합체가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말하자면 전경련, 민노총 등의 이익집단의 형태일 것이고 그 관심영역 역시 한정되어질 것입니다 - 하지만 그것을 정치활동이 아니라 보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의원들이 (서로의 정치적 스탠드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함께 공동법안을 제출할 수 있는 것처럼, 또한 전경련이나 민노총이 정당이나 정책, 법안에 대해 호불호를 밝히는 것처럼 오덕들의 정치활동은 한정된 영역에 해당하긴 할 것이나 충분히 가능하고 또 어떤 의미에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ㅇㅇ at 2009/05/13 11:34
모르겠습니다...
요즘 정치는 이미지를 위주로 해서... 투표에 관심없는 덕후들의 표를 모을수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단 우려될만한 점은 덕후 = 친일 공식 성립... 자칫하면 한나라당과 비슷하게 보여질수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Commented by 카바론 at 2009/05/13 16:08
그런데 사회당 오덕위원회의 설립취지 중에서 한가지 의문나는 것은.
그것은 오타쿠같은 이러한 취미차원에서의 문화적 소수자(문화권의 차이같은 것을 말하는게 아님)의 권익을 지원하는 것이라는데. 그것에 대의적으로 어떤 의의가 있을 것이며 어느곳을 어떻게 지원할 건가-입니다.

지금 '한국에서의 오타쿠'는 어떤 관점에서 보아도 피억압계층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오타쿠를 대상으로 상정해서 "문화적으로 소수자의 위치에 처한 오덕들의 권익을 지원하겠다" 해 봐야 뭘 어떻게 지원을 할 것인가 하냐는 것입죠.
의미인즉 오타쿠가 한국에서 실제로 일종의 차별, 혹은 오타쿠임으로 해서 손해보는 것은 단 하나 '현재 오타쿠라는 것에 대해서 사회적 인식이 좋지 못하다' 밖에 없는데.(동성애나 장애인 권익과는 다른게 이점에서 다른 부분입니다.)
정말로 명확한 하자가 없는 한 인식은 목소리 높힌다고 쉽게 바꿔지는것이 아니잖습니까?
이 점에 있어서 주장할 수 있을만한 '타인에 대한 존중'은 정당성 측면에서는 힘이나 올바름이 있지만 오타쿠를 좋지않게 인식하는 대다수의 입장들에서도 그 인식들은 '일단은' 그 정당성을 대할 수 있는 '생각의 자유'에 입각했다는 인식들이고요.

어디 '지원' 으로 해소 가능한 명확한 구조적 불평등이나 지원을 요하는 데가 있나요.
(-_- )a?
Commented by 피쉬 at 2009/05/13 16:17
정치는 사회활동이지만 오타쿠는 사회활동이 아닙니다 사회적 인식이 나쁘기때문에 문마이너가 된 것이 아니라 오타쿠 스스로가 마이너이길 자처하는 꼴이니까요 외부에서 보기에 오타쿠는 충분히 폐쇠적이고 기형적인 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네들끼리 얘기가 통하고 자기네들끼리만 얘기합니다 그점만으로도 오타쿠가 외부인에게 어떻게 보여질지는 충분할겁니다
Commented by 현수 at 2009/05/13 19:09
걍 시간 남아돌아서 만든거 같은데 참 바쁜 다른 사람들 시간 많이 잡아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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