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의 팬을 위해서

박재범 일이 재밌게 돌아가는데

일단, 이건 박재범의 팬들을 비난하려고 쓰는 글이 아니다.

저번 포스트에서도 말했었는데, 팬들이 좀 알아줬으면 하고 쓴 부분을 안티가 보고 안티가 좀 알아줬으면 하는 부분을 팬이 보는 바람에(그리고 둘 다 그거 말고는 보지 않는 바람에) 제대로 전달이 안된 것 같아 다시 글을 쓸까 하다가, 이번에 좀 당황스럽게 일이 전개되는 걸 보고 다시 글을 씀.

했던 말을 또하게 되지만, 말하자면 이렇다.

1.이번 일은 이렇게 크게 번질 일이 아니었다.
실제로 박재범 본인의 사과문이 상당히 빨리, 부인이고 침묵이고 할 거 없이 정말 사건 인지하고 바로 썼나 싶을 정도로 빨리 올라온데다가, 실제로 그 사과문은 성의있었고 합리적이였어서 더이상은 '깔 거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까대는 사람들도 분명 있었지만, 그래도 비난하던 사람들 중 많은 사람은 그 사과문에 만족하고 비난 대열에서 벗어났었다. 결국 계속 까대는 사람들의 비난 근거는 '반성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상대에게 어떤 여지도 주지 않는 근거였으니까. 아마 그대로만 사태가 이어졌다면 계속 까는 사람들에 대한 대중의 비난 또한 커졌을 것이고, 한동안의 '자중'기를 거친 뒤 박재범은 2PM에서 계속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시점까지는 탈퇴의 기미가 없다. 당연하지. 여기서 일은 마무리지어지는 거니까. 사과문 이후에도 비난이 이어질 순 있지만, 그건 말 그대로 공염불이고, 심지어 별다르게 내세울 수 있는 정당성도 없으며,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기도 힘들다.

2.꺼져가던 불씨에 기름을 붓다.
그렇게 잘 식어갈만한 이야기였는데, 여기에 기름이 부어진다. 아니, 기름은 사과문 이전에도 조금씩 부어졌지만. 쉴드가 점점 단단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심정적으로는 팬들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그 수많은 쉴드는 아무리 봐도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 번역 드립이나 파쇼드립, 마녀사냥, 질투, 기타등등...... 이런 쉴드들은 당연하지만 많은 허점을 가지고 있었고, 허점을 가지고 있는 걸로도 모자라 대중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가만히 있던 사람들까지 들고 일어나게 하는 효과를 가져와버렸다. 내가 안티가 아니라 팬이 판을 키웠다고 생각하는건 이 부분이다. 이 '판을 키웠다'는건 '그른 일을 했다'는 게 아니다. 옳고 그름 얘기를 하자는게 아니니까. 비난 여론은 더 확대될 여지가 없었는데, 쉴드가 쳐지는 바람에 더욱 비난 여론이 확대되는 결과가 나왔다면 중요한 포인트는 쉴드가 아닌가.

3.결국 소화기를 사용하다.
식어가던 비난 여론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사과문으로 일단락될 것 같았던 사태는 점점 확대되고 이는 박재범 개인에게 뿐 아니라 2PM 전체의 활동에 악영향을 끼칠 듯한 구도로 변해간다. 그리고 나온 박재범의 탈퇴. 개인적으로는 이 '탈퇴 결정'은 전략적으로도 과도한 조치라고 본다. 2번의 일이 일어나면서 묻힐 일이 계속 커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의 사과문을 유효하니까. 어쨌든 그는 탈퇴를 결정하고, 이는 팬 뿐 아니라 그를 비난하던 안티들까지도 당황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그 자체는, 비난 여론을 동정 여론으로 바꾸고 2PM의 활동에 걸릴 제약도 줄인 나쁘지 않은, 아니, 솔직히 말하면 매우 효율적인 일이었다. 탈퇴 했으니까, 더 비난할 것도 없는걸. 1에서 사과문이 했던 역할이 2 때문에 제구실을 못하게 되자 3의 탈퇴가 나온거라고 하면 이해하기 쉽겠다. 물론 이렇게 순서대로의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말이다. 박진영은 여기에 글을 하나 더 써서 박재범 컴백의 여지를 남기는 일까지 성공적으로 마쳤고, 일은 다시금 가라앉을 듯 보였다.

4.폭탄을 터트릴 준비.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2PM의 팬클럽 연합이 박재범이 빠진 2PM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을 때(현실적으로 무리수에 가깝다) 팬덤 한구석에서는 '최초 유포자'에 대한 돌던지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보이콧 자체도 그리 좋은 영향을 줄 행동은 아닌데, 그보다 훨씬, 화력으로 따지자면 총알과 대전차미사일 수준의 차이가 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들은 박재범 사건을 기자에게 최초로 제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찾아서, 그 사람의 신상명세를 캐고, 테러를 하겠다는 선언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이다. (메이저한) 2PM 팬클럽 자체에서 나오는 얘기는 아니지만(많은 팬클럽에서는 저런 메시지에 혹하지 말고 무시하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 2PM 팬들 사이에서 떠돌고 있는 메시지들이다. 조직적이지 않은 일들이 조직적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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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글을 쓰는 건 제목 그대로 '박재범의 팬을 위해서'다. 실제 그 소문난 '최초 유포자'는 스스로는 자신이 제보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으며, 그가 제보했다고 해도 그게 최초일 보장은 없으며, 무엇보다 이런 이슈가 기사화되는 것은 제보자가 있건 없건 시간문제다. 게다가 비난한다고 하면 일반적으로는 '해당 캡쳐를 처음 올린' 사람에게 해야 할 것이며(2PM의 팬들 끼리의 논쟁에서 처음 나온 짤이라는 소문이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당시 박재범의 마이스페이스가 공개 상태였다면 언제고 터질 일이었으니.
......라는 식의 말은 지금 흥분한 채 "나는 최초 유포자를 죽여버리겠다!" 하고 있는 일부의 박재범 팬들을 위한 진정과 위로의 말이고, 처음 의도대로 '박재범의 팬을 위해서', 나는 최초 유포자가 어떻건 간에 이 일이 절대 박재범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
3에서 말한 것처럼, 박진영의 글을 보면 박재범의 컴백은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다. 물론 그 확신이 없고 기간을 참을 수 없는데다가 함께가 아닌 2PM을 보기 싫어서 팬클럽 연합이 보이콧을 하긴 했지만, 그것이 굳이 박재범의 앞으로의 행보에 위협을 가하는 것은 아니다. 박재범이 탈퇴하면서도 다른 2PM멤버들을 걱정했던 마음을 조금 상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하지만 이번 '최초 유포자 테러'는 다르다. 지금도 충분히 치명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게 계속될 경우 박재범의 탈퇴로 겨우 반전되어 만들어진 박재범에 대한 동정 여론이 다시 뒤집힌다. 계속된다면, 박재범은 결코 쉽게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2PM의 활동도 잔뜩 소극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소위 '테러'를 계획하고 있는 일부 박재범 팬들이 이성을 되찾고, 넘지 말아야 하고 넘을 필요도 없으며 넘을 명분도 넘어봤자 효과도 없는 선을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

by 개념없음 | 2009/09/11 17:04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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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냐두 at 2009/09/11 17:17
팬들은 니들이 이미 선을 넘어서 엄청난 피해를 입혀놓고 뭔소리야!! 같은 기분일지도 모르겠네요;;

그와 별개로, 저는 저 최초 유포자는 소송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팬들에 의해 무차별 테러라니..^^; 그건 좀 많이 아닌듯 싶습니다.(애초에 사실 확인 여부도 힘들고) 그 일부 팬들은 일단 진정하고 결국 박재범을 쫒아낸 광기와 같은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Commented by 냐두 at 2009/09/11 17:23
생각해보니, 지금 팬들의 기분이 딱 '감정적으로 일단 얻어맞았으니 반사적으로 공격하는건 당연해!' 라고 하는 일부(치고는 포스팅에서 심심찮게 보았던) 비판론자들의 기분과 너무 똑같다는 기분이 드네요;
Commented by ㄷㄷㄷ at 2009/09/11 22:47
원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아직 최초유포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고, 만약 팬들이 캡쳐해서 떠돌던 것이 맞다면 그것도 소송이 가능한지 의문이네요.
Commented by 냐두 at 2009/09/16 14:06
팬들이냐 안티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겠죠-
아마 미국이나 일본이었다면, 적어도 첫 기사화한 신문사나 기자를 고소해서 돈은 타내고 탈퇴했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뒤늦게 덧글 달아준 블로그 찾아가는 기능이 있다는것을 알고 찾아다니는중
Commented at 2009/09/11 17:1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앗항 at 2009/09/11 20:48
저도 2pm, 특히 재범 팬이어서 지금 많이 힘들어 하고 있는 사람인데요
정말 ..... 최초유출자 어쩌고.. 그런것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이제와서 찾아서 뭘하겠다는건지........
그런짓 하면 사람들이 '어익후 잘했다 궁금했는데' 라고 할줄아는건지..
정말 전 .. 바재를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바재한테 힘내라는 편지 한통 보내고
조용히 기다리면서... 겨우 만들어진 동정어린 분위기 꺠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진짜 지켜보는데 애가 탑니다 불안불안해서.....
Commented by ㄷㄷㄷ at 2009/09/11 22:48
그렇죠.
그냥 당분간이라도 조용히 있는 편이 나을 성 싶은데요.
이젠 안티쪽에서 특별히 도발을 할 건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Commented by thespis at 2009/09/11 21:18
휴. 테러라니. 이건 정말 아니죠 -_-;
Commented by 라쿤J at 2009/09/11 22:18
깔끔한 정리 감사합니다.

그런데 과연 '팬'들이 그걸 그치련지-_-;;;
Commented by 냠냠 at 2009/09/11 23:27
팬입니다만, 보이콧 한다는 말을 듣고는 정말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전 한 일이년있으면 합류하겠지 라던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여섯명 투피엠을 일곱명처럼 응원하자 하고 있었는데말이죠. 게다가 최초유포자는... 0(-< 기자에게 찌른 사람한테 욕하는건 이해가 가도 신상털고 어쩌구는 참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저음 그 캡쳐를 본 것은 몇달 전 팬페이지에서였으니까요..... 따지고보면 팬들이 재범이 사생털다가 건져낸 걸 안티(혹은 별 생각없던 한 네티즌)가 물었을 뿐이라는 게 제 생각이고요. 여튼 참 속상하고 그르네요.
Commented by .. at 2009/09/12 00:03
팬들은 지금 박재범 돌려놀기 이외에 다른것은 신경쓸 수도 없는 상황이라 유포자는 이미 아웃오브안중되고 있습니다.
그 '일부' 팬들이 어디있는 지 알면 팬들이 당장 달려가 저지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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