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6월 22일
신기한 모래
얼마 전, 외국 사는 친구로부터 이야기를 하나 들었다. 그러니까 이건 외국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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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에는 신기한 모래가 하나 있다고 한다. 어떤 모래인고 하니, 그 모래를 쥐고 던지면 던진 사람의 기분이 좋아지는 모래라고 한다. 아니, 그런 모래가 있어? 있다니까. 거 참 신기하네, 음. 여튼 그 모래는, 처음에 던질 때는 그냥 손만 까끌거리지만 던지면 던질수록 기분이 좋아지고, 익숙해지면 던지지 않을 때 오히려 불안해지는 모래라고 한다. 신기한 모래다.
그 신기한 모래는, 그래봤자 모래지만 모래 치곤 꽤 비싸다고 한다. 원화로 하면 한 2500원 쯤 된다고 하는데, 물론 비싼건 더 비싸기도 한댄다. 원가가 그렇게 비싸지는 않은데, 태반이 세금이라나? 그래서 투사자(投沙者)들은 그 가격에 불만이 많다고 한다. 모래를 안 던지면 되잖아?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닌가봐.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세금이 계속 올라도 모래를 사서 던진다고 한다.
뭐, 하여튼.
근데 그 모래를 던지는게, 사실 자기 혼자 던지고 끝이 아니잖은가. 그 나라에선 그 때문에 논란이 많다고 한다. 사람들이 계속 모래를 뿌려대면 뿌려댈수록 길거리에는 쓰레기가 쌓이는 거니까. 그래서 그 나라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을 금투(禁投) 구역으로 지정하고 건물 안에 투사실(投沙室)을 만들어, 거기서 모래를 던지게 한다고 한다. 친구 말로는, 그 안은 던진 모래들 투성이라나? 사방으로 모래를 던지고, 또 그 모래가 튀어서 던진 사람과 주변 사람들에게 맞고, 그러다보니 그 안에 한번 다녀오면 온 몸이 모래투성이가 되서, 비투사자(非投沙者)들은 거기 들어가는 것도 싫어한다고 한다. 물론, 모래를 던지는 장소에서 투사자들이 모여서 모래를 던지는걸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가족이나 애인들은, 모래를 그렇게 뿌려대면 입이나 코로 모래가 들어가 몸에 안좋을테니 그만좀 하라고 하지만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근데 논란의 여지는 거기 있는게 아니라고 한다.
아무래도, 투사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모양이다. 투사자들도 좁은 투사실에서 모래를 던지는걸 싫어하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 투사자들은 건물 입구나 길거리에서 모래를 던진다고 한다. 촤라라락, 촤라라락. 그런 자신의 모습에 도취되는 사람도 있고, 사람들과 대화할땐 꼭 모래를 던져야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화장실에서 일을 볼때 모래를 던지지 않으면 잘 안된다는 사람도 있댄다. 아니, 화장실에서 모래 던지면 문에 맞고 바로 자기에게 오는거 아냐? 시끄럽기도 오지게 시끄러울텐데. 그거 청소는 하고 간대니? 뭐... 나야 모르지. 좋아서 한대잖아. 안하면 변비생긴대. 거 참. 그러게, 거 참. 여튼 그래서 바깥에서 모래를 던지는데, 그게 논란이 된다고 한다. 왜 논란이 돼? 밖에서 모래 좀 던질 수도 있지.
다른 사람들이 맞잖아.
아, 그렇다. 생각해보니 길거리는 혼자 다니는게 아니었다. 그 나라도 똑같다고 한다. 그래서 길거리에서 모래를 뿌리는걸, 비투사자들은 굉장히 싫어한다고 한다. 이해가 된다. 지나가다가 느닷없이 모래를 맞으면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지. 하지만 투사자들은 되려 기분 나쁘다는 비투사자들이 과민반응한다고 생각한댄다.과민반응? 응, 과민반응. 왜 과민반응이야, 그게? 모래 좀 맞으면 죽느냐는거지. 참 신기한 생각이다. 모래 뿌리는거 맞는다고 죽지야 않겠지만 기분은 더럽잖은가. 입고나간 옷에 모래가 묻는 것도 그렇고, 그 모래가 눈이나 코, 입에 들어가는 것도 위험하고. 친구에게 물었다. 정말이야? 그걸 길에서 던져대? 친구가 대답했다. 응. 길에서 던져. 재미있는 이야기다 싶어서 캐물어보았다. 맞는 사람들이 화내면 어떻게 반응하냐니까 이렇게 반응한댄다. "그거 좀 맞으면 죽어?" "우리에게도 투사권(投沙權)이 있습니다." 그거 참. 길거리에서 남들에게 모래 뿌리면서 당당하기도 하다. 심지어는, 길가다가 모래가 입에 들어가서 화를 냈더니 되려 화내던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거 참. 그거 참. 친구는 말했다. 야, 이정도는 아무 것도 아냐. 아무 것도 아니라니? 말을 들어보니 그랬다. 심지어는 길거리에 가만히 서서, 비투사자들이 적당히 피할 수 있게 모래를 던져대는 것도 아니고 걸어다니면서 자기 앞으로 등 뒤로 모래를 던져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까.
자기 즐겁자고 남에게 피해주는건, 뭐 어떻게 잡아가거나 하진 않아? 아하하, 모래 던지는거 말이지? 그렇지도 않더라고. 생각해보면, 술주정좀 부린다고 잡아가진 않잖아? 그것도 남 때리고 이러면 잡아가잖아. 거야 그렇지만... 모래를 던지는거 좀 맞는건 폭력까진 아니라는 인식이 강해. 거 참. 무서운 나라야 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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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사는 친구에게 들은 얘기다.
그러니까 이건 외국 얘기다.
# by | 2007/06/22 01:54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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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하죠. 되려 화내면.
그게 자기들의 '자유'인 모양입니다.